야치른(谷地受け)/쿠로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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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야치] 비일상(非日常)야치른(谷地受け)/쿠로야치 2016. 3. 4. 01:15
"요 며칠간 연달아 매스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살인 사건. 여러분 모두 한 번쯤은 들어 보셨을 텐데요. 현재 그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수사 도중 도주한 것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용의자의 최종 목격지는 미야기 현의……." 세상이 흉흉하다, 흉흉하다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방에서 화장실로, 화장실에서 부엌으로, 부엌에서 방으로.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출근 준비에 여념이 없던 히토카는 열린 제 귀를 타고 들어오는 뉴스 보도의 내용에 쯧- 혀를 찼다. 뉴스에서는 말끔하게 차려 입은 아나운서가 용의자가 가장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을 사진 자료로 띄우며 근처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었다. '앗차, 저기 우리 집 근처잖아? 세에상에나. 정말 흉흉하네.'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소름에 몸을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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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야치] 유레카는 밤에만야치른(谷地受け)/쿠로야치 2016. 1. 2. 07:18
“저어기…….” 익숙한 목소리가 아침 햇살을 타고 들어와 그의 등을 감싼다.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자, 여느 때와 같이 아침 햇살을 받으며 밝게 웃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찬다. 똑같이 미소로 화답하며 몸을 일으킨다. “어서 오세요.” “……헤헤, 안녕, 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네, 좋은 아침이에요.” 그녀의 살짝 서툰 인사는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점이 또 그녀의 귀여운 점이리라. “아, 오늘은 야치씨가 좋아하던 꽃, 들어 왔어요.” “앗, 지, 진짜요? 신난다!” “진짜죠 그럼. 하하, 잠시만요. 여기에…….” 구석에 놓아뒀던 상자를 들어, 그녀의 앞으로 가져 온다. 상자를 봉하고 있던 테이프를 제거할 적부터 이미 그녀는 상자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그녀의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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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야치] 비가 그치면야치른(谷地受け)/쿠로야치 2015. 12. 15. 02:28
아마 나는 너에 대해서 굉장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네가 날 떠나지 않을거라는, 그런 묘한 자신감 속에 나는 그렇게 너를 떠나보냈다. 그 날은 비가 내렸다. 늘 같은 시각에 일어났건만, 평소보다 어둑한 방 안의 모습에 이질감을 느끼며 이불을 걷어내자 온 몸이 으슬으슬 떨려왔다. 팔뚝을 비비며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젖혔다. 짙은 회색빛 먹구름이 하늘을 가득 에워싸고, 빗줄기가 꽤나 세차게 내리치고 있었다. ─한 겨울에 비라니. 혓바닥을 차며 고개를 돌려 탁상 시계를 바라보았다. 8시 20분. 야치와의 약속은 점심에 잡혀 있었다. 늘 나의 시간에 맞추어 주던 네가, 어째서인지 오늘만은 자신이 먼저 시간을 정해 약속을 잡아왔다. 딱히 그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평소와는 다른 모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