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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흑/아카쿠로]- 2013. 12. 3. 02:29
아무도 없었다. 그래, 아무도 없다. 그 안에 나를 품지 않은 너 따위는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너를 갖지 못한 나도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붉은 머리가 희뿌연 바람에 미적지근하게 흔들린다. 언제나 붉게 타오르는 것 같았던 그의 머리칼은 바람의 탓인지 조금, 아주 조금 탁하게 보였다. -. “테츠야.” 그의 목소리에 갈고리라도 달려있는 듯, 쿠로코는 문고리를 잡았던 손을 거둔 채 다시 그의 옆자리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벌써 몇 시간째 이 의미없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아카시군.” “응?” “대체 저를 부른 이유가 뭡니까?” “이유?” 아카시는 알 수 없는 말들이 적혀져 있는 책에서 시선 한 번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늘 있는 일이지만, 겪을 때마다 화가 나는 행동..